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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煩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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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게로 시집온 지 근 십년이나 되지만 남편과 함께 단 사흘을 있어보지 못하였답니다. 그러나 그 시어머니를 모시고 갖은 고생을 다하면서 아직까지도 곱게 지내고 있습니다. 적적히 지내던 이 집에 보다도 생활상 말못할 쓰림을 받던 이 집에 내가 뛰어든 것은 어쨌든 모녀가 대단히 기뻐하는 눈치만은 알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예정하고 이 집에 온 것도 아니요, 더구나 찢어지게 어려운 형편임을 잘 아는 나는 더 오래 있을 수가 없어서 그 이튿날로 곧 떠나렸으나 그 어머니가 울면서 놔 줘야지요. 굶든지 먹든지 자기의 아들이 나올 때까지는 같이 있자는 것입니다. 그래 딱하두먼요. 해서 주저앉어 며칠 있는 동안에 심심하면 그곳에 있는 명동학교에 놀러가지 않았습니까. 마침 그 학교 교원이 한명 부족하야 구망 중에 있었으므로 나는 쉽게 교원으로 채용이 되었지요. 그러나 나는 아주 그 집에 머물러 있게 되었더랍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비록 적은 봉급이나마 우리 그 어머님의 손에 꼭 쥐어드렸지오. 그러고 그 어머님의 편의를 돕기 위하여 나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마당 쓸고 변소간 쳐내고 화초에 물주고 호박넝쿨을 살피고 때로는 텃밭까지 매었지오. 이렇게 흙을 자유로이 만지고 아침 공기를 맘껏 들여마실 때에 나의 기분이야말로 무어라 형용할 수 없두먼요. --- “번뇌(煩惱)”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