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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구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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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경(金浚慶)은 그의 친우 최우(崔愚)를 찾으려고 호남선 T역에서 내렸다. T역과 같은 시골 정거장서는 일이 년 만에 볼는지 말는지 할 만한 외양이었다. 단발을 하였는지, 수발(垂髮)을 하였는지 분명히 알아볼 수 없게 어깨까지 내려 덮인 머리털을 다시 뒤로 잡아 넘기었다. 그는 맥고모자를 단단히 눌러쓴 뒤에 행구(行具)를 더듬더듬 거두어 들고 정류장 구외(構外)로 나와서 B군행 자동차에 올랐었다. 자동차가 조그마한 상점과 주막, 여관들이 즐비한 시가지를 지나 좀 넓은 길이 앞에 길게 보일 때에는 꽤 빠른 속력으로 달아난다. 준경은 이로부터 수삼 시간 후에는 우를 만나볼 것과 또는 자신의 금일 형편이며, 그동안 듣지 못한 모든 것을 들을 생각을 하매, 기쁨이 가슴에서 차오르는 듯하였다. 그러나 벗의 새살림과 그 화락한 분위기 중에서 몇 달 동안 지낼 일을 생각하고, 자기 생활에 현실을 돌아볼 때에 알 수 없는 고적을 느끼었다. 어쨌든 빨리 닫던 자동차도 오히려 더딘 듯하였다. 도로에 차륜(車輪)의 흔적과 요철 흉배(匈配) 가 너무나 많아서 낡아빠진 차체는 사정없이 장거리 여행에 피로한 준경을 흔들었다. 준경은 넓은 들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힘껏 마시면서 명상에 깊어 차체의 요동도 잊어버렸었다. 들 건너 B연산(連山)은 몽몽한 운하가 덮여서 그 윤곽의 둔하고 굵은 선만 보였다. 이삼 촌(寸)쯤 자란 보리는 산모퉁이와 언덕 밭을 줄기줄기 푸르게 장식하였다. --- “생을 구하는 마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