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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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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시국은 가장 어지럽게 되어 있었다. 일본은 그 마수를 차차 노골적으로 펴서 동학당(東學黨)이라는 당을 손아귀에 넣고, 한국을 삼키려고 공작이 나날이 더 심해 갔다.
반역당파의 동학당은 일본의 농락 아래 들어서, 내 나라를 일본의 마수 안에 넣어 주려고 맹렬히 활동하고 있었다. 경향을 무론하고 일본 세력을 배격하려는 국민운동이 요원의 불같이 일어서 퍼져 나간다. 이런 판국에 국민은 아직 몇 해 전의 이배나 마찬가지로 한국이라는 국가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요순시절의 꿈에 잠겨 있는 무리가 태반이다. 하다못해 ‘내 나라’가 무엇이며 어떤 의의를 가진 것인지, 이 개념만이라도 온 국민에게 부어넣어 주는 것은 여간 급한 일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래의 위대한 지도자보다 현재의 대중적 지도자가 더 급하고, 더 긴하다. 내 한몸 더 훌륭한 학업을 닦고자 은혜 깊은 교장의 슬하를 떠나고자 하던 이배는, 교장의 이 말에 크게 깨달은 바 있어서, 그냥 이 학교에 주저앉아서 장래 국민을 지도하는 대중적 역할을 맡기로 교장 앞에 맹서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 “반역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