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마 터치, 크레마원 기본뷰어 이용불가
|
팔려간 몸
|
|
동산 마루에서 시뻘건 해가 두렷이 솟아오른다. 들 위로 얕게 덮인 아침 안개가 소리없이 사라지고 누른 볏목들이 일제히 읍을 한다.
약오른 풀 끝에 맺은 잔이슬들이 분주히 반짝거린다. 꼴을 먹는 소 목에서는 끊이지 않고 요령이 흔들린다. 쇠고삐를 잡고 앉아 명상에 잠겼던 견우는 걷어올린 맨 다리를 "딱." 때리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쇠파리가 침을 준 것이다. "아니 오나?" 견우는 혼자 중얼거리면 동리 앞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아무도 보이지 아니한다. ××의 비단 짜는 직공으로 뽑히어 늘 새벽차에 떠난다는 직녀를 다만 먼 빛으로라도 한번 바라보려고 견우는 첫새벽부터 소를 끌고 나와 꼴을 먹이면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아니 왔으면 가지 아니하는 것이니까 도리어 좋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래도 속은 초조하였다. --- “팔려간 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