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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절(苦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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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아버지 자신도 우제가 삼십이 되도록 책이 아니면 붓대나 들고 고이 놀리던 손끝으로 일(농사)을 하리라고는 애초에 믿지부터 않았다. 공부를 하였거니 취직을 한다든지 무엇이나 한 자리 해서 돈 벌이를 하여 집안 식구를 먹여살릴 것이겠거니, 그리하여 어떻게 찌그러져 가는 가정을 바로 세워 놓았으면 하는 생각은 은근히 있어 왔다. 이것은 우제도 잘 안다.
그러나 우제는 취직은커녕 용돈 한푼 벌지 못하고 되려 그 늙은 아버지가 수염에 흰물을 들여 가며 벌어 놓은 돈을 쪼아먹고만 있었다. 돈벌이를 못하고 집에 있겠거든 아버지가 그렇게 손이 모자라서 배 바쁘게 돌아가는 것이 어심에 미안해서라도 좀 맞들어 줄 성싶은 것이련만 그것은 나 몰라 하는 듯이 우제는 눈 딱 감고 지냈다. 그러는 것을 아버지는 손이 정 모자라 돌아가지 못할 때면 마지못해 힘들지 않는 일로 놀면서라도 꽤 하염직한 일이면 이따금씩 시키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시켜 놓고 보면 그것은 결국 도리어 시키지 않았던 것만 못한 결과를 맞는 일이 반은 넘었다. 그것은 아버지가 시키는 일이므로 거역할 수가 없어 대답은 하지만 마음에 없는 일이라 모르는 가운데 일은 저질러지고 마는 것이었다. --- “고절(苦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