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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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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와의 교제는, 때는 없었다. 그러나 깊었다. 나는 곤충학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을 때에, 그는 시에 대한 천재로서, 그의 시는 때때로 신문이나 잡지상에서 볼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와 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자연을 끝까지 개척하여 우리 인생을 정력뿐으로 된 세계를 만들어보겠다는 과학자인 나와, 참 자기의 모양을 표현하고야 말겠다는 예술가인 그와는, 참 자기를 표현한다하는 데 공통점이 있었다. 나와 그의 교제의 때는 없었으되, 깊은 것은 이와 같이 서로 주지상(主旨上)의 공통점을 토정한 데 말미암았으리라. 그가 죽음을 선고받았다는 말을 들을 때에 나의 놀란 것은 ‘사회를 위하여, 아까운 재자(才子)를 하나 잃는 것이 슬프므로’라고 하고는 싶지만, 그 실로는 이만큼 서로 통정한 벗(나에게는 그 M만큼 서로 이해하는 벗이 또다시 없다)을 잃어버리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하여 싫었다.
이튿날, 나는 마침내 되게 앓는 벗을 버려두고 오래 벼르던 여행을 강원도 넓은 평원으로 떠났다. 나의 여행의 목적은 곤충채집에 있다. 포충망과 독호(毒壺)를 가지고 벌판을 이리저리 두 달 동안을 돌아다닐 동안 은오절류(隱五節類), 호접류(胡蝶類), 모시류(毛翅類) 등에 속할 진귀한 벌레를 많이 얻었다. 이로 말미암아 죽어가는 대로 M을 얼마 동안 버려두고 잊고 있었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때에 내 책상에는 여러 장 편지가 있는 가운데 M의 편지도 있었다. --- “목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