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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가루의 조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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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길의 판재에 현재를 더듬어 미래를 내다볼 땐 천생에 죄를 지은 듯이 마음이 두렵다.
멘델의 유전학적 법칙은 완전히 무시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문보가(家)의 유전적 내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죔손이, 절름발이, 곱사등이, 앉은뱅이, 애꾸눈이 대대로 이런 불구자를 계승하여 내려오는 가계(家系)에서 자기 따라 이, 목, 구, 비가 분명하고 사지 백체가 제대로 가진 인간으로 대를 가시어 놓기 바랄 수 있을 것일까? 오십여 생을 손이 묶인 듯이 쓸 수 없던(쥠손이) 아버지의 불행에 비하면 한 눈이 멀다는 자기는 행복된 인간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차라리 한 눈이 마저 멀어 세상의 모든 것을 애초에 볼 수가 없었더면 얼마나 행복된 일이었을까? 불구의 고민을 잊을 때가 없거니, 이제 자기의 불구한 고민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불행한 생명을 세상에 내어 놓아 자기와 같은 고민 속에서 일생을 보내게 한다는 것은 몇 번이고 생각해도 그것은 인생에 대한 죄악이었다. 자기 한 몸을 희생하여 불구의 불행한 씨를 근절시켜 놓는 것이 차라리 그들의 행복이리라, 결단코 결혼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인생의 반생을 한뜻같이 독신으로 살아온, 아니 영원히 살려던 문보였다. --- “캉가루의 조상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