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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전(蹴球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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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번화하던 이 거리도 어느덧 고요하고, 전등불만이 가로수 사이로 두어 줄의 긴 빛을 던지고 있었다. 그는 눈을 두어 번 부비고 나서 밖으로 뛰어 나왔다.
한참이나 나오던 그는 싸늘한 볼을 어루만지며 자기 머리에 모자가 없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래서 곧 돌아와서 모자를 눌러 쓰고 총총이 걸었다. 그가 목적지인 S공원까지 왔을 때,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간 백양나무 숲을 바라보면서, 희숙이가 와서 기다린 지가 오래지나 않았나 하는 불안과 어떤 감격으로 발길이 허둥허둥해졌다. 그러나 그가 S공원 안으로 들어와서 정자까지 왔을때, 희숙이가 아직 안 와있으므로 다행하면서도 섭섭하였다. 그는 정자 난간에 비껴 앉아 어디로부터 희숙이가 나타날지 몰라 두리번두리번 살펴보았다. 그리고 누가 이 공원에 놀러 나오지 않았나 하는 불안도 일어났다. 마침 싸늘한 바람이 소르르 정자 안으로 밀려 들어오며 나무잎을 데구르르 굴린다. 그는 왠일인지 소름이 오싹끼치며 무시무시한 생각까지 든다. --- “축구전(蹴球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