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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행(荒原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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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지난 뒤ㆍ1
애라와 면후는 한경의 밤을 곱이 샅샅이 뒤졌으나, 겨우 단서로 얻은 것은 본연의 알지 못할 집 번지에 지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애라는 신대륙을 발명한 탐험가처럼 기뻐하였다. 그의 생각은 두 남녀가 꼭 거기서 사랑의 꿈을 꾸는 중이라고 믿은 까닭이다. 면후의 표정은 이와 반대로 냉정하였다. 첫째 압록강 건너간 범인을 체포하는 것이 용이한 일도 아니오. 더군다나 봉천까지 갔다면 사면이 뺑소니 칠 길뿐이다. 조선 안에서 그렇게 영리하고 민첩하게 활약하던 철호를 만주 벌판에 내놓고 잡으려면, 약간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조선 안에서 알 만한 처소에 가서 묵을 리도 만무하고, 더구나 영사관 근처에서 두리번거리고 날 잡아가소 할 바보가 아닌 것을 그는 잘 안다. 모호한 주소 발견으로 기뻐할 면후는 아니었었다. "애라! 그들이 거기에 있을 듯 싶은가?" 면후는 대머리를 두로 한 번 쓰다듬으며 묻는다. "내 생각에는 꼭 있을 것 같은데요." 애라는 복수에 타오르는 눈으로 면후의 맘을 비추어 보려는 것같이 천천히 보며 대답한다. "글쎄. 한 의문이야! 어디 수배를 해보지!" 면후의 대답은 선선치 못하였다. 이러하면서도 그는 여러 가지로 궁리를 하였다. "형사대를 급히 파견하여볼까?", "영사관에다 의뢰하여 체포를 할까?" 이 두 가지가 면후의 머릿속을 채웠다. 한참 묵묵히 앉아서 생각하는 동안에 그의 생각은 다시 돌았다. 애라는 그의 표정을 보고 좀 불쾌한 생각이 났다. 저 대머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니 그의 유쾌하고 불유쾌한 것이 자기의 감정에 아무것도 충동을 일으킬 것이 없다만, 그래도 그가 이런 경우에 쌀쌀한 표정을 보이는 것은 필연코 무슨 곡절이 있는 것이라고 의심하매, 그의 자존심은 그런 표정 보기를 허락지 않았다. 애라는 벌떡 일어났다. --- “황원행(荒原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