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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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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로댕의 '생각하는 사나이'라는 조각을 방 한구석에 세웠다고 생각해 봐라. 그야말로 돌같이 입을 다물고 얼굴의 주름살 하나 움직이는 법 없이 언제까지든지 퉁명스럽게 잠자코 있는 꼴 최근의 운파와 나와 마주대할 때의 언제든지 어느 장소에서든지의 인상이 바로 그것이었다. 늠실하고 마주앉아서는 손으로 턱을 고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이쪽이 말을 걸기 전에는 결코 입을 여는 법이 없다. 물론 나는 그의 심중을 잘 읽을 수 있는 까닭에 두 사람 사이의 기분은 조금도 어색할 것이 없을 뿐더러 말없이 잠자코 있는 그편이 도리어 자연스럽고 편편함을 느낀다. 술좌석에서는 술 그것이 또 한낱의 벗이 되므로 말의 필요는 더욱 없어지고 자리는 감감해진다. 그날 밤의 그의 태도 역시 그런 것이었음은 물론이다.
모나미에 색다른 여자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리자 일주일을 못 넘어 우리도 발을 들여놓게는 되었으나 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요 운파군은 나와 아니면 행동을 하지 않는 까닭에 한 주일이면 한두 번의 출입 정도밖에는 못되기는 하였다. --- “부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