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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有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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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 아버지는 바로 우리 윗집에서 단간방을 세 얻고 살았습니다. 그들은 일정한 벌이가 없이 그저 그날그날 노동이나 해서 돈푼이나 생기면 먹고 안 생기면 굶고 지내는 것을 나는 종종 보았습니다. 나는 그의 아내와 좋아 지내고 어린 복순이를 귀애하면서도 한편으로 그들이 귀찮은 존재였습니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들이 구차하게 지낸 까닭입니다. 그들이 끼니를 끓이지 못하고 우두머니 앉은 것을 뻔히 알면서 우리만 밥을 지어다 놓고 먹기가 거북스럽고 미안하여 맘놓고 술이나 저를 구를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때때로 찬밥덩이나 찌개국물이나 먹다 남은 것이 있으면 그들을 주었습니다. 주면서도 내 맘만은 항상 아수하여 어서 그들이 어디로 이사해 갔으면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딸 복순이가 나를 보면 먹을 것을 줄 줄 알고 발발 기어오르는 데는 귀엽고도 가여워서 나는 한참씩이나 안아주었습니다. --- “유무(有無)”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