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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정이란 누이의 집이다. 제 남편이 역시 8·15 이후 서울로 올라 와선 내려오지를 않으므로 궁금해서 올라와 보니 집 한 칸을 못 쓰고 전재민이 들어 있는 봉래정 어느 무너져 가는 시멘트 창고 비슷한 움막에 방이라고 신문 조각을 발라 꾸려 놓고 들어앉아 박봉으로 허덕이는 젊은 홀아비 살림은 말이 아니었다. 서른도 아직 먼 한참 혈기에 돈 일천 오백 원에 목을 매고 늘어져서 점심도 못 먹고 밀 수제비 빵 조각으로 조석의 끼니나마 간신히 이어 가는 딱한 사정을 목도하였을 때 아내로서의 누이의 마음은 자못 처량하였던 것이다. 다시 집으로 내려가 가장 집물을 다 팔아 올려다 가두에 나앉아 빈대떡 장사라도 해야 살 것 같아 삼팔선을 다시 넘어간다고 해서 이왕이면 그럼 우리 짐도 좀 가져다 줄 수 없겠느냐고 아내는 부탁을 했던 것이다. 부탁은 하면서도 원체 곧잘 잃는 짐이요 떼이기가 일쑤인 짐이라, 무사히 올라올 것인가가 자못 의문이었다.
--- “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