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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沈)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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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序章]
하늘(천상[天上])도 아니요, 땅(지상[地上])도 아니요 한 회색 허공이었다. 회색 옷을 입고, 회색 살빛을 하고, 회색 표정을 한 늙은 양주가 나란히 앉아 있다. 인간세계의 운명을 맡아보는 신(神) 양주였다. 노구(老?)가 커다랗게 하품을 한다. 영감이 따라 커다랗게 하품을 한다. "아이, 심심해!" 노구가 그런다. "어이, 심심해!" 영감이 맞장단을 친다. 노구가 말한다. "무어 구경거리 좀 없나!" "요새는 별로." "하나 좀 꾸며 보시죠?" "글쎄, 온." "대체 그, 인간들이 비극이라는 걸 얼마침이나 견디어내는 끈기가 있을꾸?" "엔간합넨다." "그래두 한정이라는 게 있지요!" "무한정한 것들이 있으니!" "그럴까요?" "구경해 볼까요?" "어디?" --- “심(沈)봉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