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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歷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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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첫겨울 밤이었다.
음력으로 시월 스무날의 손돌이추위를 며칠 더디 하는지, 그동안 이상히 푹하던 날씨가 그믐이 임박하여 어제부터 별안간 드윽 춥기 시작하더니, 오늘 새벽에는 얼음이 제법 두껍게 얼고. 그러다 저녁나절에는 바람끝 매운 북풍까지 일어, 날이 저물면서는 어느덧 동지섣달을 방불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밤은 일곱시 반의 통행금지 싸이렌이 조금 전에 불었을 뿐 아직 초저녁이었으나. 바깥은 지나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도 없고 정밤중처럼 괴괴하였다. 널따란 안방에서 머리는 하얗게 세고, 입이 합죽한 할머니가 아랫목으로 벽에 등을 기대고 발 벗은 두 다리를 포개 뻗고 앉아 돋보기도 안쓰고 작대기만한 바늘로 한 바늘 한 바늘 버선을 깁느라 고부라져 있다. 불은 등판에 올려논 깡통 등잔의 석유불. 전등은 천장에 매달려 있기는 있으나, 불은 구경을 한 지가 열흘인지 한 달인지 하마 옛말을 할 지경이었다. --- “역사(歷史)”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