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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萬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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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는 산에 나무하러 간 길에 노루를 산채로 잡는 장골이었다. 벼 한 섬쯤은 별로 애쓰지 않고 들 수 있다. 단오절마다 시민운동회에서는 씨름에 판판이 일등이었다. 해마다 탄 소가 늘어서 웬만한 재산을 이루었다. 윤직장 집에는 근 십년이나 머슴으로 있으면서 알뜰히 번 것과 합치면 새살림을 벌리기에 넉넉하였다. 하루라도 속히 장가를 들어 살림날 궁리를 할 뿐이었다. 박회계원에게서 청을 받았을 때 만보는 바쁜 때에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윤직장의 승낙이 있었다는 소리에 마음이 쏠리지 않음도 아니었다. 남도집에서 만나자는 것 또 반가운 말이었다. 비취가 그의 마음을 댕긴지는 오래였다. 그러나 감히 말 붙일 계제가 없었던 것이다. 비취는 박회계원과 좋은 사이였고 멀지 않아 후실로 들이리라는 소문까지 있었다. 박회계원과 남도집에 가기는 제물맞춤이라고 생각되었다.
세 순배째 들어오니 못하는 술에 만보는 관자놀이가 후끈거렸다. 주는 잔을 감춰 버릴 줄도 모르고 고지식하게 알뜰히 받아 마신 것이 꾀 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비취의 얼굴이 반달같이 동그랗게 떠올라 보인다. --- “만보(萬甫)”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