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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鐘路)의 주민(住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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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송영호 군이 마악 하숙집 문앞을 나서는데, 마침 그의 단짝 강선필 군이 딸딸거리고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에구, 저 망나니를 또 만났으니!" 사람 좋은 송영호 군은, 속으로 이렇게 걱정스러웠다. 그렇다고 송영호 군은 친구 강선필 군이 싫거나 미운 것은 아니었다. 도리어 반가왔을지언정. "비금속 외출야?" 강선필 군이 빙긋 웃으면서 건네는 인사다. 비금속(非金屬)이란, 돈이 없단 뜻이다. "응. 날씨가 하두우 좋아서." 송영호 군은 그의 호인으로 넓주욱한 얼굴을 벌쭉 헤트리면서 잠깐 하늘을 올려다본다. 강선필 군도 같이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첫 오월, 하늘은 새파랗게 맑고, 하늘의 눈부신 햇살이 아낌없이 쏟아져내린다. 바람은 있는 듯 마는 듯 거볍고, 혼혼하고. 정히 좋은 날씨다. 둘이는 이내 천천한 걸음으로 나란히 서서 걷는다. 그러면서 강선필군은 의미 있이 송영호 군의 얼굴을 말긋말긋 보아쌓는다. 송영호 군의 얼굴에는 아까의 그 화기로운 미소가 지워질 줄을 모른다. --- “종로(鐘路)의 주민(住民)”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