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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罪)와 벌(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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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이 쏜 피스톨에 범인인 교회지기가 쓰러지자 관중석에서는 벌써 의자 젖혀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러나 화면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신부로 분장한 몽고메리 크리프트가 천천히 걸어가서 쓰러진 범인을 받쳐들고 관중의 시야 속으로 부쩍부쩍 다가올 때는 관중석에서는 어시장 그대로의 혼잡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이회 관중들이 반도 빠져나가지 못했는데 삼회권 가진 사람들이 출입구를 막은 것이다. 빨리 나가라는 듯이 벨이 요란스럽게 울어대고 있다. 십분간이라는 휴식시간도 있고 하니 길을 텄으면 순조로우련만 출입구를 막고는 서로 입심만 세우고들 있다.
"나갈 사람이 다 나가거든 들어오너라!" "길을 틔워라! 바보 같은 자식들아!" "내밀어라, 내밀어!" 「나는 고백한다」라는 영화가 끝날 무렵의 S극장 이층의 광경이었다. 특별 요금까지 받는 영화를 감상하러 온 서울의 지성인들이 연출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뚫고 들어온 사람은 제자리를 찾느라고 또 법석이다. 이 마치 됫박 속의 메뚜기들처럼 쑤알거리는 이층 한복판에 흡사 입상이기나 한 것처럼 움직일 줄 모르는 한 검은 그림자는 먼데서 보아도 분명 신부다. 신부로 분장한 성격배우 몽고메리의 그 처절한 표정에서 아직 완전히 해방이 되지 못한 관중의 눈에도 아직도 「나는 고백한다」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사실 화면과 실제의 구별이 안 갔다. 가까이서만 보았다면 이층 신부 복장의 사나이의 표정도 몽고메리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윽고 신부는 움직였다. 이 동작이 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정말 영화 속의 신부인지 관객석의 실재한 신부인지 분간키가 어렵다. 몽고메리가 무죄 언도를 받고 석방이 되어 재판소 문 밖을 나왔을 때의 군중의 흥분하던 그 장면과도 비슷했던 것이다. --- “죄(罪)와 벌(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