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일(明日)
|
|
범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침에 밀가루 십전어치를 사다가 수제비를 떠서 아이들 둘까지 네 식구가 요기를 하고는 당장 저녁거리가 가망이 없는 판이다. 그러니 하루 앞선 내일 일도 염두에 없을 테거늘 인제 가을에 가서 아이들을 입힐 옷을 시장한 허리를 꼬부려가며 만지고 있는 안해를 보며 범수는 인간이란 것은 ‘생활(生活)의 명일(明日)’에 동화 같은 본능을 가지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아이들은 어데 갔소?” 눈에 아니 띄는 것도 아니 띄는 것이지만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지껄이고 떠드는 것이 성가시어 쫓아 내보내던 생각이 나서 안해 더러 묻는 것이다. “방금 저 밖에서 소리가 났는데. 거 어데서 놀 테지.” --- “명일(明日)”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