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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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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 다리를 조금 비켜놓고 모기내 천변 큰 길에는 장작과 솔단이 집채같이 재이었다.
황을 덤썩 묻힌 긴 채 관솔에 불을 붙여 군데군데 꽂아 놓으매, 검은 연기가 구름장 모양으로 뭉게뭉게 떠오르자, 그 밑에서 시뻘건 불길이 이글이글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오늘이 마침 팔월 한가위 신궁 앞 넓은 마당과 서울 거리거리에 구경거리가 덤뿍 벌어져서 사람들은 많이 빠져나갔건만 그래도 이 참혹한 광경을 보아지라고 모여든 군정들은 천변 한길이 비잡도록 개아미떼같이 덕시글덕시글하였다. 마른 나뭇가지가 타서 꺽이는 소리가 후닥뚝닥 근처의 공기를 뒤흔들며 화르르 하고 타오르는 불길은, 무명의 업화인 양 반공을 향하고 그 너불너불하는 어마어마한 혓바닥을 내어 두를 제, 주만은 여러 하인들에게 옹위되어 그 장작데미 앞에 와서 섰다. --- “화형”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