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母子)
|
|
만주 사변 전만 하여도 시형이 자기의 남편을 하늘 같이 떠 받치었으며 그래서 자기들까지도 시형이 군말 없이 생활비를 대주었던 것이나 일단 만주사변이 일어나고 그리고 이 용정사회가 돌면하면서부터는 시형도 마음이 변하여 끔찍하게 알던 그 아우를 밤낮으로 욕질을 해가며 역시 자기네 모자를 한결 같이 대하였다. 그래서 일체 생활비도 대주지 않는 까닭에 승호의 어머니는 남의 어멈으로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특히 일년 전에 남편이 객지에서 죽었다는 기별이 왔을 때 시형은 오히려 좋아하는 눈치를 보였기 때문에 승호 어머니는 있는 악이 다 치밀어서 큰 싸움을 하게 되었으며 그후로는 아주 발길을 끊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그가 머리숙여 들어간대야 시형네 내외가 물론 덜 좋아할 것을 뻔히 아는 터이고 해서 그는 이렇게 주저하고 망설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였다.
가만히 엎드려 있던 승호는 갑자기 머리를 들며 그 몹쓸 기침발을 또 내어 놓았다. 그리고 기침에 못이겨서 숨이 꼴깍 넘어가는 소리를 한다. 그는 얼른 승호를 앞으로 돌려 안으며 승호의 볼 위에 볼을 맞대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 “모자(母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