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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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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곤 없드니 이불을 쓰면 가끔식 잘두 횡재한다.
공동변소에서 일을 마치고 엉거주침이 나오다 나는 벽께로 와서 눈이 휘둥그랬다. 아 이게 무에냐. 누리끼한 놈이 바루 눈이 부시게 번쩍버언쩍 손가락을 펴들고 가만히 꼬옥 찔러보니 마치 갓굳은 엿조각처럼 쭌둑쭌둑이다 얘 이눔 참으로 수상하구나 설마 뒤깐기둥을 엿으로빚어놨을 리는 없을텐데. 주머니칼을 끄내들고 한번 시험쪼로 쭈욱 나리어깎아보았다. 누런 덩어리 한쪽이 어렵지 않게 뚝 떨어진다. 그놈을 한테 뭉처가지고 그앞 댓돌에다 쓱 문태보니까 아 아 이게 황금이아닌가. 엉뚱한 누명으로 끌려가 욕을 보든 이 황금. 어리다는, 이유로 연홍이에게 고랑땡을 먹든 이 황금. 누님에게 그 구박을 다받아가며 그래도 얻어먹고 있는 이 황금. 다시 한번 댓돌우에 쓱 그어보고는 그대로 들고 거리로 튀어나온다. 물론 양쪽 주머니에는 묵직한 황금으로 하나 뿌듯하였다. 황금! 황금! 아, 황금이다. 피언한 거리에는 커다랗게 살찐 도야지를 타고서 장꾼들이 오르나린다. 때는 좋아 봄이라고 향명한 아츰이었다. 길양쪽 버드나무에는 그 가지가지에 주먹같은 붉은 꽃이 달리었다. 알쭝달쭝한 꽃이팔을 날리며 엷은 바람이 부웅 하드니 허공으로 내몸이 둥실 얘 이놈 좋구나. 허나 황금이 날아가선 큰일이다. 두손으로 양쪽 주머니를 잔뚝 웅켜잡고 있자노라니 별안간 꿍 하고 떨어진다. 이눔이 어따 이건 함부루 내던젔느냐 정신이 아찔하야 똑똑이 살펴보니 이것이 바루 우리집 대문 앞이 아니냐. --- “연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