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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맹(流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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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초[最初]의 탈주[脫走]
1 찌는 듯한 푸낮. 보도소(輔導所) 소장은 씻어도 씻어도 멈출 줄 모르는 땀발이 거의 발광이라도 할 지경 단김을 후욱훅 내뿜으며 어제부터 시작한 성공서(省公署)에 보낼 제6회째의 부락민의 성적 보고서를 작성하기에 갖은 애를 다 쓰고 있다. 열어젖힌 뒤창으론 제법 쏴 하면 바람이 들어오긴 하나 그것은 화독에서 풍기는 화기와도 같은 뜨거운 바람이다. 쉴 새 없이 씻는 수건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흘러 떨어지고, 얼굴빛은 붉게 익어 들다 못해 나중에는 시꺼멓게 독이 오른다. 출입문 어귀에서 그 모양을 바라보던 자위단(自衛團) 서기는 하도 민망스러워 그만 우쭐 일어나 밖으로 나가더니 얼마 안되어 찬물이 넘쳐 흐르는 세숫대야를 들고 들어온다. “땀 좀 닦으시지요.” “뭐? 세숫물인가? 아 고맙네.” 소장은 윗통을 벗어 던지고 대야에 마구 머리를 잠근다. “에. 씨언하다.” 전신의 땀줄은 일시에 선뜻 숨어 든다. “에. 좋다. 에. 씨언해라.” 연방 흑흑 느끼며 좋아하는 모양에 서기는 만족한 듯 빙그시 미소를 띤다. 바로 그때. 누군지 더벅머리를 너펄거리면서 넋없이 마당 안에 달려들더니 문어귀에 와 주춤 멈춰서며 “저 소장님 큰일났어요.” 하고는 헐떡거리기만 할 뿐, 뒷말을 잇지 못한다. 소장은 어인 영문을 몰라, 한참 동안 뻐언히 상대편의 얼굴을 마주보고만 있다가 눈에 흘러드는 물을 손등으로 썩 씻으며 “뭐가 큰일났단 말인가?” 다소 거칠게 어조를 높인다. --- “유맹(流氓)”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