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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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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쏟아진 데다가 비가 나리고, 비가 나린 뒤에 일기가 추워서 얼어붙은 길바닥이 미끄럽기 짝이 없는, 음력 섣달 어느 날이다.
그 날 학교 방문을 나선 나는 광화문 앞에서 전차를 나려, 사비(社費)바람에 팔자에 없는 인력거를 잡숫기로 하였다. 다닐 길은 육상궁(毓祥宮)까지 치받쳐서 제2고등보통학교를 방문하고 나오다가 진명, 배화 두 여학교에 들를 작정이었다. 그리고, 차부에 대하여는 제2고등보통학교를 왕복하는데 얼마냐고 물어보았다. "80전만 주십시오." 막걸리 몇 잔을 먹었던지, 익혀 놓은 게딱지 모양으로 새빨간 얼골과, 우치(愚蚩)하고 유순한 빛이 도는 동그란 소의 그것 같은 눈을 가진 차부가 이렇게 청구하였다. 내 깜냥보다는 매우 헐하기 때문에 선뜻 올라타며, --- “동정(同情)”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