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은 그냥 불고
|
|
금도 그 소리가 또렷하게 귓전에 남아 있다.
싸움은 끝났다고 해도 일제히 들어서는(출정했다가) 사람들이 아니었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츠음츰 들어서는 사람들었다. 시일이 차면 어련하랴 하였으나, 라바울 갔던 사람까지 들어서는데 일본 갔던 남편의 소식이 이렇게도 없는 덴 애가 키지 않을 수 없었다. 불안한 속에서 기다리며 기다리며 날을 세다가 그 해도 설을 넘길 적엔 그대로 앉아만 있을 수가 없었다. 생사의 여부를 무당에게 물었던 것이, 무당의 대답은 이렇게도 분명하였던 것이다. 무당의 말이라 믿을 것이 있으랴 하다가도 자꾸만 그대로 믿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해가 다 저물었다 하더라도 이 하루까지는 어련한 이 해다. 마지막 이 날이라고 들어오지 말랄 법 있으랴, 혹시 ? 하는 한 가닥 희망이 다시금 가슴속에 정성껏 무젖어 든다. 오면 차에서 내려올 테지, 정거장까지 마중을 가보자, 치맛자락에 바람을 순이는 다시 몬다. 깊바닥 위에 깔렸던 놀이 차츰 그 빛을 잃는 걸 보면 보지 않아도 산 너머로 무썩무썩 깊이 해는 이제 아주 떨어지는 고비에 접어들고 있음을 알겠다. --- “바람은 그냥 불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