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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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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웅변부(校內雄辯部)의 월례회가 끝나고 나서였다.
회가 끝나자 여럿은 이내 다 흩어져 갔고, 한 6,7인이나가 그대로 처져있었다. 웅변부를 리드하는, 그리고 나아가서는 교내에서 저희들의 이른바 진보적인 세력을 리드한다는 윤상수, 문태석, 고영달 이런 5,6학년 중심의 맨 말썽꾼이 일파였다. 늘 그들은 이렇게 얼렸다. 웅변부의 집회실로 정하여진 이 5학년 교실에서, 혹은 그들 가운데 누구의 집이나 하숙에서 반드시 약속이나 지정이 있는 것이 아니면서도 저절로 그렇게 얼리곤 하던 것이었었다. 얼려서는 제법 정론(政論)을 하면서 비판하고 방담(放談)하고, 학교 당국을 공격하고 비방하고, 선생 누구를 그렇게 하고, 간혹 ‘연극’ 이라는 것도 하고 하다가는 필경 온갖 잡담을 하고, 그리고 마지막 가서는 빵 먹을 궁리를 어떻게 해서든 마련해 내고 하기가 일이었다. 오늘은 학교 당국에 대한 공격이 유난히 심하였었다. 금년은 교내웅변대회를 허락치 않기로 되었다는 학교 당국의 조치가 오늘 열린 월례회에서 드디어 발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웅변부가 비로소 생긴 것이 작년이었고, 따라서 교내 웅변대회를 열기도 작년이 처음인데, 그 처음에서 바로 교내 웅변대회 같은 것을 한만히 열게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학교 당국은 절절히 깨달았었다. 나오는 녀석마다 개개일자로, 남조선의 현상에 대한 선동적인 폭로와 공격이었다. 소위 그 불온하고 극렬하기라니. 자리에 임한 교직원들은 실로 방금 거기 무장한 경관대가 우하고 달려들며 있는 것이나 아닌가 싶을 만큼들 심담이 서늘한 것이 있었다. 맨 마지막으로 한 녀석이 척 올라서더니, 그가 바로 말썽꾼이 괴수 윤상수였다. 그 녀석이 멀쩡하게시리 제가 내건 무어라더냐 하는 제목은 젖혀놓고서 시치미 뚝 따고 한단 소리가. --- “도야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