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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령기(弱齡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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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는 민출한 버드나무가 내다보였다. 자랄 대로 자라는 밋밋한 버드나무. 그만도 못한 신세라고 학수는 생각하였다. 아무 생각없이 순진하게 자라야 할 어린 그에게 너무도 괴롬이 많다. 그 가지가지의 괴롬이 밋밋하게 자라는 그의 혼을 숫제 무지러트린다. 기구한 사정에 시달려 기개는 꺾어지고 의지는 찌그러진다. 금옥이 서로 정 두고 지내던 그를 잃어버리는 것은 피차에 큰 슬픔이었다. 성밖 능금밭에서 만나던 밤 금옥이도 울고, 그도 울었다. 그러나 학수의 괴롬은 그 틀어지는 사랑의 길뿐이 아니다. 집에 가도 괴롭고, 학교에 와도 괴롭고, 가난과 부자유. 이것이 가지가지의 괴롬을 낳고 어린 혼의 생장을 짓밟았다.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두 눈에는 더운 것이 넘쳐 나왔다. 뒤를 이어 자꾸만 흘러나왔다. 웬만큼 눈물을 흘리면 몸이 가뿐하여지건만 마음속에 서러운 검은 구름이 풀리지 않는 이상 눈물은 비 쏟아지듯 무진장으로 흘러내렸다. 흐릿한 눈물 속으로 학수는 실습을 마치고 들어온 문오의 찌그러진 얼굴을 보았다. --- “약령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