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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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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일날 오후였다. 봉희는 동무집으로 놀러간다고 교복으로 갈어 입으려는데
"별당마님께서 자근아씨를 잠간 올러오라 십니다" 하고 허리꼬부라진 안짬재기가 나려와서 일르고는 "좋은 일이 있으니 양복은 벗구 조선옷을 곱게 입구오세요" 하고 얼굴에 주름을 잡으며 저 혼자 웃고 돌아선다. "할머니가 왜 나를 불으셔? 누가 왔어?" --- “약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