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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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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지루한 장마비 오는 날이면 한가히 누워서 내가 여행지(旅行地)에서마다 사다 둔 사진 엽서(寫眞葉書)를 내어 일일이 들여다보는 것이 재미였었다. 그러나 동경 진재(東京震災)통에 다른 서책(書冊)과 함께 그것들을 다 없앤 후로는 장마비 오는 때 한가한 날이면 지도를 펴 놓고 가 본 곳을 찾아보는 것으로 겨우 위로(慰勞)를 삼게 되었다.
지도를 펴 놓고 여행갔던 때의 일을 회상하면서 들여다보고 있으면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도 멀리 들린다. 내가 갔던 곳마다 지도 위에 표를 해 놓고 하여 보면, 작년에 헤일 때는 79, 금년에는 84 지방이 되었다. 가 보고 싶은 곳 수(數)에 비하면 아직 5분의 1도 못 가 본 폭이다. --- “연단진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