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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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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같이 민출한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모르는 결에 가을이 짙었구나. 제비초와 애스터와 도라지꽃 하늘같이 차고 푸르다. 금어초, 카카리아, 샐비어의 붉은빛은 가을의 마지막 열정인가. 로탄제 종이꽃같이 꺼슬꺼슬하고 생명 없고 마치 맥이 끊어진 처녀의 살빛과도 같은 이 꽃이야말로 바로 가을의 상징이 아닐까. 반쯤 썩어져 버린 홍초와 글라디올러스, 양귀비의 썩은 육체와도 같은 지저분한 진홍빛 열정의 뒤꼴, 가을 화초로는 추접하고 부적당하다. 가을은 차고 맑다. 마치 바닷물에 젖은 조개껍질과도 같이.
--- “독백”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