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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협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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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사흘 동안 잔칫집 마당같이 웅성거렸다. 삽시간에 모여든 수만의 인종으로 말미암아 마을의 기온은 확실히 높아진 것 같다. 요소요소에는 홍백의 문이 서고 초롱이 꽃피고, 가가(街街)에는 연거푸 장이 서고 물가가 폭등하였다. 회장인 교정에는 다채의 만국기가 무지개를 이루었고, 진열장은 신부같이 사치하게 치장하였다. 전람회가 때아닌 풍성한 계절을 가져온 것이다.
살롱을 목표로 하는 작품이 달이 걸려 제작됨과 마찬가지로 교육 전람회에 출품되는 작품도 달이 걸려 탄생됨은 틀림없다. 군하(群下) 및 근읍의 전 교육기관의 각 분야를 망라한 만큼 도리어 노력은 일층 다기적이요, 전폭적이라고 할까. 사흘 동안 전람시키는 작품과 그 준비에 3순(三旬), 혹은 3삭(三朔)이 걸렸을는지도 모른다. 3일과 3삭! 이 대조적 숫자에 신비와 가치가 있다. 3일의 결과보다도 3삭의 과정이 더 귀중함을 알아야 한다. 사흘 동안 보이고는 다음날로 즉시 치우고 헐어버릴 것을 3삭을 들여가며 공들여 쌓아 올 것이 결코 아이들의 소꼽질과도 같은 노력의 낭비가 아닌 비밀이 실로 이곳에 있는 것이다. --- “지협의 가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