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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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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동 공원
해가 졌다! 이 소리는 찌는 듯한 고열과 썩은 증기 속에서 온종일 볶이던 시민에게 얼마나 반갑고 기운나는 소식이랴. 남산과 북악산, 그 사이 바닥에 놓여 있는 경성 장안의 복판 위에서 견디어 보라고 하는 듯이 불발을 내려 쏟는 해가 새문 밖 금화산(金華山) 머리를 넘으면, 경성 거리에는 사람들이 우적우적 나와서 행인의 수효가 졸지에 많아진다. 그 무서운 해가 인제야 졌습니다그려! 피차에 이런 말을 하는 듯한 얼굴로 서늘한 세모시 주의(周衣)를 입고들 나서서 느릿느릿 천천한 걸음걸이로 걷는다. 그러면 "자 들어오시오!" 하고, 녹음의 집 탑동 공원의 둥근 전등은 반짝 켜진다. 좁고 복잡하고 먼지 많은 훗훗한 속에서 삶는 듯한 더위에 괴로이 지내면서도 가깝게 땀 들일 곳 조차도 가지지 못한 경성 시민에게 참말로 이 탑동 공원은 좁으나마 얼마나 귀엽고 서늘한 중보로운 마당이랴. --- “공원정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