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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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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바람 쌀쌀한 초겨울 아침부터 내리던 세우(細雨)에 젖은 흰 돛 붉은 돛이 하나 둘 간조(干潮)된 아산만의 울퉁불퉁하게 내어민 섬들 사이를 아로새기며 꿈 속 같이 떠내려간다. 이것은 해변의 치송(稚松)이 에워두른 언덕 위에 건좌손향(乾坐巽向)으로 앉은 수간초로(數間草蘆) 그 중에도 나의 분방한 공상의 세계를 가두고 독서와 필경에 지친 몸을 쉬는 서재의 동창을 밀치고 내다본 1934년 11월 22일 오후의 경치다.
당진읍에서도 40리나 되는 부곡리란 마을은 서울서 불과 200리라 하건만 전보가 2,3일만에야 통상우편과 함께 배달되는 벽지의 궁촌이다. --- “필경사잡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