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십원
|
|
봄이다.
고양이가 양지쪽에서 연해 하품을 하고 늙은이 볕발을 쫓아다니며 허리춤을 훔척거리면서 이(蝨)사냥을 골몰히 하는 때가 닥쳐왔다. 젊은이들은 공연히 사지가 느른하고 마음이 까닭없이 군성거리는 시절이 찾아왔다. 밖에서는 마치 겨우내 꽝꽝 얼어 붙었던 시냇물이 확 풀려가지고 콸콸거리며 소리쳐 흐르듯이 뭇사람들의 와글와글하고 떠드는 소리, 몹시 시끄러운데 쨍쨍한 볕이 우유빛 유리창을 들이비쳐 진찰실 안은 유난히 밝다. 이 안에서 삼십이 될락 말락한 젊은 의사 P가 하루 진종일 눈, 코 뜰 새 없이 병자들한테 시달리고 나면 저녁때에는 마치 졸경을 치고난 사람처럼 머리가 핑핑 돌아가고 사지가 솜피듯 피는 것 같다. ‘이래서야 사람이 살 수가 있나. 돈도 소중하지만’ 세수를 하고나서 담배 한 개를 피워물고 앉으며 입버릇처럼 매일같이 하던 말을 또 되풀이 뇌까리곤 하였다. --- “이십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