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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정획점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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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세창(成世昌)은 부친의 엄하고도 인자한 향념으로 이 망월암(望月庵)으로 나온지 벌써 열흘이 넘었다.
부친 성판서가 아들에게 말하기는 『망월암은 문안서 그리 멀지두 않을 뿐 아니라 너의 벗될 만한 사람들이 거기서 글을 읽고 있다니 두말 말고 너두 거기나 가서 글이나 좀 읽어라.』 하는 것이었지마는 기실 성판서의 내심은 공부에 칭탁하여 피접을 보내자는 것이었다. 평안감사로 아들 세창이를 데리고 서경에 오래 유하고 있던 성판서가 내직으로 승차가 되어 올라온 이후로 아들 세창은 나날이 초췌하여 갔다. 일문에 영화가 빛나고 주인 판서의 신색도 오히려 날로 젊어 가듯이 화려하고 유쾌스러움에 정반하여 세창이는 작은 사랑 컴컴한 방구석에 책만 끼고 앉아서는 글을 읽는지 꿈을 꾸는지 다만 응얼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으로 책장을 넘기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얼굴은 나날이 창백하여 가고 몸은 야위어 간다. --- “소설정획점고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