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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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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진남포를 왕래하는 기선 영덕환은 옹진 기린도를 외로이 뒤에 남겨놓고 검은 연기를 길게 뽑으며 서편으로 서편으로 향하여 움직이고 있다. 동쪽 하늘에 엉킨 구름 속으로 손길같이 내뽑는 붉은 햇발이 음습한 안개를 일시에 거두어 먼 산 밑에 흰 막을 드리우고 그 위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마치 질곡에서 해방된 노예의 마음과 같이. 수평선 위에 정처 없이 닿는 흰 돛 붉은 돛은 절벽에 늘어져 바람에 시달리는 소나무와 같이 외롭다. 바위에 부딪치고 부서지는 파도는 또 부딪친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마치 인류의 생존적 투쟁과 같이. --- “파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