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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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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화는 오늘 아침에 여느 때보다 한 시간 가량이나 일찍 출근하였다. 그가 사에 들어선 때는 아홉시 오 분 전이었다. 사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늘 이렇게 일찍 출근한 것은 일을 일찍이 마치고 오후 세시에 영도사로 나가려는 까닭이다. 어떤 친구가 오늘 오후에 영도사에서 생일 턱을 한다고 어젯밤에 박인화도 청하였던 것이다. 유리창으로 흘러드는 아침 햇발은 벌써부터 더위를 몰아붓는다. 그는 창을 열어 놓고 문장(門帳)을 내린 뒤에 자기 책상 앞에 앉아서 어제 보다 남은 원고와 준장(準張)을 끄집어내 놓고 부지런히 붓질을 하였다. 그가 이렇게 일하고 있을 때였다. 층층다리로 쿵쿵 올라오는 자취 소리가 들린다. --- “전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