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각전기
|
|
봉표사(奉表使)의 일행은 오늘도 조선 나라 이(里)수로 해서는 오십리 길 밖에는 더 가지 못하였다.
날이 워낙 폭양인데다가 바람이 모래를 날리어 일행은 눈을 뜨지 못하였다. 그 뿐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한 평원 광야에 유록이란 간혹 있을 뿐 눈에 보인다는 것은 오직 누르고 붉은 흙빛과 모래 뿐이었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단조한 길에 일행은 멀미가 났다. 호지에 무화초(胡地無花草)하니 춘래 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글귀는 독히 왕소군의 슬픔 뿐이 아니었다. --- “사각전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