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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散炙)〉
채만식의 생애와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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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散炙)〉은 1929년 12월 《별건곤》에 발표된 채만식의 단편소설이다.
종로 행랑 뒷골 어느 선술집이다. 바깥이 컴컴 어둡고 찬 바람끝이 귀때기를 꼬집어 떼는 듯이 추운 대신 술청 안은 불이 환하게 밝고 아늑한 게 뜨스하다. 드나드는 문 앞에서 보면 바로 왼편에 남대문만 한 솥을 둘이나 건 아궁이가 있고 그다음으로 술아범이 재판소의 판사 영감처럼 목로 위에 높직이 앉아 연해 술을 치고 그 옆에 가 조금 사이를 두고 안주장이 벌어져 있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안해를 시켜 전당을 잡히러 보내놓고 속으로 시간을 계산하여 보았다. 가기에 십 분 누더기니까 뇌작거리느라고 오 분, 아차 단번 들어가는 데서는 안 될 것이고 몇 군데 다니느라면 그것이 한 십오 분, 쌀을 팔아 가지고 오느라면 십오 분, 그래서 삼십오 분. 삼십오 분! 삼십오 분이 나에게는 서른닷새나 되는 것같이 아득하였다. ─ 본문 중에서 나는 그 삼십오 분과 사십 분을 기다리기가 정말 괴로웠다. 잊어버리고 누워서 책이나 볼까 하였으나 책이 밥그릇으로 보이고 국으로 보였다. 아무것도 없을 뱃속에서는 무엇인지 청승맞게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나고 그럴 때마다 창자가 끊기는 것같이 속이 쓰렸다. 겨우겨우 어떻게 해서 한 삼사십 분 보낸 듯한데 여편네는 오지를 아니하였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