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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살육〉
최서해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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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살육〉은 1925년 6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최서해의 단편소설이다.
경수는 묶은 나뭇짐을 걸머졌다. 힘에야 부치거나 말거나 가다가 거꾸러지더라도 일기가 사납지 않으면 좀 더하려고 하였으나 속이 비고 등이 시려서 견딜 수 없었다. 키도 넘는 나뭇짐을 가까스로 진 경수는 끙끙거리면서 험한 비탈길로 엉금엉금 걸었다. 짐바가 두 어깨를 꼭 죄어서 가슴은 뻐그러지는 듯하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서 까딱하면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곤두박질할 것 같다. ─ 본문 중에서 “야, 학실 어멈아! 니 이게 오늘은 웬일이냐? 말두 못 하니? 에구! 어쩐 땀을 저리두 흘리니?” 어머니는 부들부들 떨면서 병인의 팔다리를 주무른다. 병인은 호흡이 점점 높아가고 전신에서 흐르는 땀은 의복 거죽까지 내배어서 포대기를 들썩거릴 때마다 김이 물씬물씬 오른다. “에구 네가 죽는구나! 에구 어찌겠는구! 너를 따뜻한 죽 한술 못 멕이고 죽이는구나! 하야, 학실 아비야! 가 봐라! 응? 또 가 봐라, 가서 사정해라! 의원두 목석이 아니면 이번에야 오겠지! 좀 가 봐라. 침이라두 맞혀 보고 죽여야 원통찮지!” ─ 본문 중에서 “할머니, 일어나라, 이차! 이―차!” 학실이는 항상 하는 것같이 잠든 할머니를 깨우는 모양으로 할머니의 머리를 들어 일으키려고 한다. 경수의 아내는 흑흑 운다. 너무도 무서운 광경에 놀랬는지 그는 또 풍증이 일어났다. 철없는 학실이는 할머니가 일어나지 않고 대답도 없으니 어미 있는데 가서 젖을 달라고 가슴에 매어 달린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