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둥이〉
강경애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
|
〈검둥이〉는 1938년 5월 《삼천리》에 발표된 강경애의 단편소설이다.
벅벅 할퀴는 소리가 있다. 문득 보니 교실문이 벙싯하였고, 개의 발이 방금 문을 할퀴는 중이었다. 검은 털 속으로 뿌하게 나온 발톱이란 칼끝보다도 더 예리해 보인다. 이스근해 문이 열리고 귀가 덥수룩히 늘어진 검정개 한 마리가 덥씬 들어온다. 구슬구슬한 털이랑 기름한 눈 하고 쀼죽히 튀어나온 주둥이며 뚱뚱하고도 늘씬한 허리가 일견 위풍이 느름하였다. ─ 본문 중에서 “여보, 검둥이 왔수.” 아내의 말에 K선생은 공중 일어나, 자리를 밀어던지고 문을 탁 열어제치니, 씽 하고 비린내가 푹 피우면서 검둥이가 달려 들어온다. 초가을의 산뜻한 공기를 가오루내같이 털끝에 피우면서, 그 긴 주둥이를 내밀어 닥치는 대로 핥아 넘긴다. “아까 아펐니, 검둥아.” K선생은 검둥의 허리를 어우러져 안고 돌려다보았다. ─ 본문 중에서 언제부터인가 싹터 오던 최 교장의 욕심은 시국을 타서 점점 드러나게 되었으니, 금년부터는 버쩍 노골화하였고, 여기에 따라 학생들도 두 패로 나누인 것이다. K선생은 하나둘 최 교장에게 양보하였다. 물론 그의 약한 성격상으로 오는 결론이겠지만은 보다도 이러한 시국에 앉아 기운을 뿌리채 잃고만 것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