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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
현진건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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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은 1939년 10월 《박문》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이다.
해님 다리를 조금 비켜놓고 모기내 천변 큰길에는 장작과 솔단이 집채같이 재이었다. 황을 덤썩 묻힌 긴 채 관솔에 불을 붙여 군데군데 꽂아 놓으매, 검은 연기가 구름장 모양으로 뭉게뭉게 떠오르자, 그 밑에서 시뻘건 불길이 이글이글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오늘이 마침 팔월 한가위 신궁 앞 넓은 마당과 서울 거리거리에 구경거리가 덤뿍 벌어져서 사람들은 많이 빠져나갔건만 그래도 이 참혹한 광경을 보아지라고 모여든 군정들은 천변 한길이 비잡도록 개아미떼같이 덕시글덕시글하였다. ─ 본문 중에서 “에이 고이한 년, 에이 고이한 년, 내 딸이, 내 딸이!” 하고 이따금 힘줄이 우글쭈글한 주먹을 불끈불끈 쥐었다. 사초 부인은 남편을 끝끝내 속일 수 없어 이실직고는 하였으나, 혈마 딸이 잡혀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었다. 자기 잠든 사이에 자최를 감추었으니 지금쯤은 멀리 서라벌을 떠나 있을 터이고, 또 잡으러 간 사람들이 제집에 부리는 하인들이니 기를 쓰고 잡으려 들 것 같지도 않아서 실상은 마음을 놓았었다. ─ 본문 중에서 그때였다. 쏜살같이 말을 달려오는 사람의 그림자가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그 사람은 말 위에서 그대로 껑청 몸을 날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다음 순간엔 벌써 불덩이 다 된 주만의 몸을 두리쳐 업고 선뜩 땅에 나려서는 모양이 보이었다. 땅 위에서 번개같이 주만의 옷에 붙은 불을 손으로 부벼 끄는 듯하더니 주만을 업은 채 비호같이 달려가 버렸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