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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童話)〉
채만식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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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童話)〉는 1938년 3월 〈여성(女性)〉에 발표한 채만식의 단편소설이다.
업순이는 깜박 졸음이 오려고 하는 것을 참고 손을 재게 놀린다. 뻣뻣하고 커다란 아버지의 삼베적삼이 업순이의 조그마한 손과 굵다란 바늘 끝에서 솜같이 보드랍게 논다. 아닌 게 아니라, 업순이는 시방 정신은 딴 데 가 있으면서 보드라운 비단을 만지고 있다. 깨끗하고 정하게 생긴 하얀 비단, 눈이 부신 진자주 비단, 시원스러워 보이는 남색 비단, 하늘거리는 연분홍 비단, 첫봄 머리의 개나리꽃같이 반가운 노랑 비단, 이런 여러 가지 비단들이 피륙으로 혹은 말라놓은 옷감으로 드리없이 손에 만져지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처음 겸 마지막으로 딸 하나를 낳았더니, 생긴 게 또 복슬복슬하대서 어머니 아버지는 삼신님이 업을 점지해 주셨다고, 그래 업순이라고 이름을 지었었다. 업순이는 시방 나이 열일곱, 그러니 옛날 세상 같으면 벌써 시집을 같을 테고, 잘하면 지금쯤 첫아기라도 하나 낳았을 테지만, 아직 귀영머리를 땋은 채 처자다. ─ 본문 중에서 업순이야 집에서 가끔 명주도 날아보았고 하니 보내봄직도 하고 그래 그렇게 가서 있으면 월급을 이십오 원이니 삼십 원이니 받는다니까, 한 일 년만 모아도 제 시집갈 마련은 존존할 테고, 또 그뿐 아니라 이 흉년 끝에 집에 두어두고서 펀펀 굶기느니 제풀로 가서 제 목구멍 하나 얻어먹는 것만 해도 그게 어디냐고, 이렇게 두루두루 좋겠어서 선선히 보내기로 작정을 한 것이고, 업순이 저도 두말없이 좋아했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