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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인〉
이광수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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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인〉은 1936년 5월 《사해공론(四海公論)》에 발표된 이광수의 단편소설이다.
내가 조부님과 어린 동생을 찾아간 것은 이 ○○골 집이었다. 수수깡 사립문 단 조그마한 초가집, 부엌 한 간, 아랫간 한 간, 웃간 한 간, 헛간 한 간, 그래도 조부님의 취미와 솜씨로 아랫간만은 도배를 하여서 벽이 찌그러졌을망정 울퉁불퉁할 법은 해도 하얗게 종이로 발려 있고, 그래도 아랫목에는 보료를 깔고 문갑과 벼룻집을 놓고 산수를 수놓은 안줏수 자리 평풍을 둘러서 방 외양만은 작년에 내가 집을 떠날 때와 다름이 없었다. 후에 누이동생에게 들으니, 이 평풍과 문갑도 벌써 팔려서 겨울만 나면 산 집에서 가져가기로 되었다고 하였다. ─ 본문 중에서 인제 여덟 살 먹은 어린 누이. 제가 여섯 살이요, 내가 열한 살 적에 팔월 추석을 앞두고 뒤두고 부모를 한꺼번에 여윈지 이태. 젖먹이 끝에 누이는 남의 집에 가서 살다가 이질에 죽고, 동기라고는 하나 밖에 아니 남은 어린 누이. 그것이 이 추운데 방구리에다가 물을 길어 이고 또아리 끈을 입에다 물고, 어른들이 하는 모양으로 한 손으로 물동이를 잡고, 한 손으로는 젖가슴을 누르고, 그리고 황혼에 선 꼴. 내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 본문 중에서 일가친척도 다들 모르는 체하는 이 처지에 겨우내, 내 가슴에는 이 누군지 모르는 여인에게 대한 고마운 생각이 복받쳐 올랐다. 그래서, “그게 웬 사람인데, 그렇게 우리 집에 와서 일년내 일을 해주었니?” 하고 나는 경애에게 그 여인의 말을 더 물었다. “아무것도 안 되는 이야. 술집 여편네야. 남편은 노름군이래. 그래두 잘 하고 사던데, 요새에는 술도 안 헌데, 나도 그 집에 몇 번 가 보았는데, 보부 아버지는 한 번 밖에 못 보았어. 아주 무섭게 생긴 사람이야. 그런데두 딸은 예뻐요. 거북이두 잘나구.” 나는 이튿날 아침에 조부님 명령대로 그 여인의 집을 찾아갔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