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보〉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
|
〈만보〉는 1943년 7월 《춘추》에 발표된 이효석의 단편소설이다.
도수장께를 들어오다 만보는 기어코 지게를 벗어 던지고 밭고랑으로 뛰어 들어가 허리를 풀었다. 보거나 말거나 태연한 자세로 담배를 집어내 불을 붙였다. 섬은 바소고리의 곱절이 든다. 공복에 두 섬의 거름을 들까지 나르고 나니 해도 어지간히 들었다. 만보는 면에서도 제일가는 장골이다. 장정의 반나절 일을 식전에 해버리는 버릇이었다. ─ 본문 중에서 금융조합장 김종화는 삼 년의 만기퇴직을 앞두고 이어 그 자리에 눌러앉을 생각이었다. 면장 자리가 오래지 못함을 알고 최면장이 후보로 나서게 된 때부터 싸움은 터졌다. 남문패는 최면장을 세우고 서면패는 김종화를 받들어 거리와 마을은 은연중 두 패로 나뉘어 재선거날을 앞두고 경쟁이 심하여 갔다. ─ 본문 중에서 윤직장 집에는 근 십 년이나 머슴으로 있으면서 알뜰히 번 것과 합치면 새살림을 벌리기에 넉넉하였다. 하루라도 속히 장가를 들어 살림날 궁리를 할 뿐이었다. 박회계원에게서 청을 받았을 때 만보는 바쁜 때에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윤직장의 승낙이 있었다는 소리에 마음이 쏠리지 않음도 아니었다. 남도집에서 만나자는 것 또 반가운 말이었다. 비취가 그의 마음을 댕긴지는 오래였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