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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
현진건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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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은 1922년 5월 《백조》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이다.
××여학교 삼년급생 정숙(晶淑)은 새로 한 점이 넘어 주인집에 돌아왔건만, 여름밤이 다 밝지도 않아 잠을 깨었다. 이 짧은 동안이나마 그는 잠을 잤다느니보담 차라리 주리난장을 맞은 사람 모양으로 송장같이 뻐드러져 있었다. 뒤숭숭한 꿈자리에 가위눌리고만 있었다. 물같이 흐른 땀이 입은 옷과 이불을 흠씬 적시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어젯밤에 겪은 일을 생각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 경과는 부연 안개에나 가린 듯이 흐리멍덩하였다. 몹쓸 악몽을 꾸었으되 모다 어떠한 것이든지 회상할 수 없는 모양으로. 그러다 문득 어슴푸레한 박명 가운데 빙그레 웃는 K의 얼골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 본문 중에서 정숙은 몸에 불이 흐름을 느끼었다. 기계적으로 열린 목구멍으론 달큼한 물이 쏟아져 넘어갔다. 야릇하게 흥분된 애젊은 육체는 부들부들 떨었다. 심장의 미친 듯한 고동이 귀를 울리었다. 정열을 띤 네 눈은 서로 잡아먹을 듯이 마주 보고 있었다. 정숙의 뺨은 화끈화끈 타는 듯하였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