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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貞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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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며 비가 왔다. 추녀끝에 다 삭어 떨어진 합석챙우에 부딧는 밤빗소리가 요란하다.
“철아닌 비는 왜 올가 이렇게 방이 차서 어디 주무시겠우” 하고 인숙은 요 밑에 손을 넣어보고 일어서 안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땔나무라고는 불쏘시게 밖에 없다. “다달이 보내주는 나무는 안방에다만 처질터 땟나” 하고 인숙은 대문 밖으로 나갔다. 마진짝 구멍가개로 손짓을 해서 장작 두단을 들여다가 쪽마루 밑에 쪼그리고 앉어서 찬비를 마지며 불을 집는다. 늙으신 어머니의 쇠잔한 뼈가 차디찬 돌바닥에 얼어 붙을 것 같어서 그대로 보고만 앉었을 수가 없었든 것이다. --- “정조(貞操)”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