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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구인도시 고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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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사막 횡단의 이 여행은 그 후 십여 성상이 지나간 오늘날에도 무슨 신기한 기적 같이 넉넉히 나의 기억에 살아 있다. 그것은 마치 넓은 캔버스에서 찢어낸 한 조각의 그림처럼 나의 전 생애의 가지가지의 추억과 회상의 망막한 안개 속에 그렇게도 뚜렷하고 선명하게 떠오른다.
나지막한 구릉의 우울하고 단조한 기복, 적회색의 광막한 풍경, 아득한 지평선의 안타까운 암시 혹은 석양을 등지고 선, 라마사원에 웅장한 고탑(高塔)과 저물어 가는 사막에 초라하게 서 있는 한 모닥의 수풀, 그 그늘에 버리고 간 유목민의 천막 자취의 산란하고 쓸쓸한 광경 또는 놀랜 짐승들의 황겁한 일주와 총알에 넘어져 모래를 물들이는 그 붉은 피, 이러한 모든 것이 서로 얽히어 때로는 다시 비할 데도 없이 아름답고 황홀하게 가지가지의 순간을 잊을 수 없이 나의 뇌리 깊게 새겨 놓은 것이다. --- “적색구인도시 고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