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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예어(?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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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필(光弼)은 찜질하는 칠월 더운 날 석양에 자기의 방 동편 툇마루에서 상의를 벗고 부채질을 하며 종일토록 흘린 땀을 들이고 있었다. 이웃집 기와지붕은 쇠를 녹일 듯한 광선을 비스듬히 받아서 반짝거리며 따가운 숨을 한없이 토한다. 뒤뜰 좁은 그늘이 덮인 사이로 숨어 들어오는 바람에 검붉은 얼굴을 쪼이며 괴로운 가슴에도 흠씬 받아서 겨우 정신을 진정하였다.
광필은 삼 년 전에 진달래꽃이 피고 개나리꽃이 누럴 때에, 경이의 눈을 뜨고 남대문 역에 내렸었다. 자기의 시골에서는 매우 똑똑하다는 평을 듣던 그도 경성에 올라온 뒤로 업숭이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았었다. 입학 시기가 조금 늦었을 때였지마는, 어느 명사의 소개로 좌청우촉(左請右囑)하다시피하여 어느 중학교에 입학하였었다. 입학 그것만이 그의 장래의 모든 것을 결정한 것처럼 어린 가슴을 뛰게 하였다. 그러나 이것도 삼 년 전의 단꿈처럼 생각하는 광필은 오늘까지의 모든 것으로 장래를 저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의 도움을 받아서 공부하면 무엇을 하노? 데데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모처럼 오늘까지 해오던 것을 그만두는 것은 장래를 위하여 일신상 큰 결점처럼 생각하였다. 그리고 자기를 서울까지 보내놓고 그리고 장래의 모든 것을 스스로 담당할 것을 약속하여 놓고 모르는 체하는 사촌 원망을 하는 생각도 날마다 깊어갔었다. --- “어린이의 예어(?語)”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