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망(少妄)
|
|
남아거든 모름지기 말복날 동복을 떨쳐 입고서 종로 네거리 한복판에 가 버티고 서서 볼지니. 외상진 싸전가게 앞을 활보해 볼지니.
아이, 저녁이구 뭣이구 하두 맘이 뒤숭숭해서 밥 생각두 없구. 괜찮아요, 시방 더우 같은 건 약관걸. 응. 글쎄, 그애 아버지 말이우. 대체 어떡하면 좋아! 생각허면 고만. 냉면? 싫여, 나는 아직 아무것두 먹구 싶잖어. 그만두구서 뭣 과일집(果實汁)이나 시언하게 한 대접 타 주. 언니는 저녁 잡섰수? 이 집 저녁허구는 괘 일렀구려. 아저씨는 왕진 나가섰나 보지? 인력거가 없구, 들어오면서 들여다보니깐 진찰실에도 안 기실 제는. --- “소망(少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