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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애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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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항상 사모하는 표박(漂泊)의 길위에 계신 우연(牛涎) 愛兄[애형]에게
오늘은 1월 5일 그리고 밤 열 한시. 아, 우주는 죽은듯이 고요합니다. 죽음의 시체가 누운 무덤과 같습니다. 다만 창사이로 싸늘한 바람이 칼날같이 불어오고, 그 너머로 창백한 달빛이 눈 쌓인 뜰위에 소리없이 흐를 뿐입니다. 아, 형님? 나는 지금 손에 펴든 바이런의 시집을 책상 위에 던지고 하염없이 앉아, 저 편 바람(벽)만 바라보고 있읍니다. 그 벽에는 형님이 주신 밀레의 ‘달아래 뜰’이라는 그림이 걸려 있읍니다. 나는 한참 동안이나 정신없이 그 그림을 바라보았읍니다. 하얀 달빛은 자취도 없이 좍좍 대지위에 떨어지고, 대문에는 어떤 어여쁜 아가씨가 두 다리를 뻗고, 고개를 숙이고, 두 팔을 한데 모은 후,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 “우연애형에게” 중에서 |